서면-온천천-수영강-광안리-서면 불금 28Km 부산한바퀴 RUN #

1월11일 오후 8시30분. 날씨 맑고, 겨울치고 많이 포근함. 미세먼지도 없음

불금. 퇴근 후 저녁을 먹고나니 배가 부르고 졸음이 쏟아졌다. 와이프가 아이와 처가에 갔기에 아이를 봐야할 일도 없고 해서, 잘 됐다 싶어서 달리기 복장으로 나왔다. 애초에는 서면 집에서 조금만 달려 부산시민공원에 간 뒤 거기서 몇 바퀴 돌고 오려고 했다. 신년회랍시고 전날 밤 과음을 했기에 저녁까지 몸은 무겁고, 머리는 지끈거리던 터였다.


시민공원에 도착하니, 길을 좀더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제구에 있는 회사까지 달리면 몇 분이나 걸릴까 궁금했다. 8.5km에 45분쯤이었다. 막상 거기 다다르니, 광안리까지 못갈 것도 없다싶어 온천천과 수영강 수변 산책로를 달렸고, 광안리에 도착해서는 그냥 집까지 뛰어가기로 한다.

늦은 밤이었지만 운동하는 사람도 많고 해서 신이 났고, 장갑을 벗고 뛰어도 될만큼 기온이 높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황령산 금련산을 중심으로 부산 한바퀴를 완전 뺑 돌아 집으로 온 셈인데, 시간은 2시간 50분 정도, 거리는 28km였다.

더 뛸 힘도 남았다. 그러나 시계가 12시에 가까워져, 더 뛰는 것은 다음 날을 위해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거기서 멈췄다.


엄밀히 말하면, 가장 긴 거리를 쉬지 않고 제일 오래 뛴 거다. DMZ100km 대회를 나갔다고 하지만, 스테이지 대회였고, 둘째날 51km는 뛰다 걷다를 반복했었다.


뛰어서 아파트 정문을 나섰다, 뛰어서 들어오게 되다니, 어떤 뿌듯함과 벅찬 감정이 솟아 올랐다. 3월 17일, 예정된 서울국제마라톤도 이렇게 차근차근 무리하지 않고 뛰면 얼마든 완주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집에 와서 양말을 벗어보니, 오른쪽 엄지발가락 윗 부분에 피멍이 올라왔다. 언젠가부터 발바닥과 엄지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겼는데, 굳은살이 바닥에 마찰돼 밀리면서, 결국 이 사단이 난 거 같았다. 괜찮아지겠지...? 하며, 또 뛰고 싶어진다.

이날 뛰면서 든 엉뚱한 생각. ‘이렇게 달리는 게 좋아진다면, 올해 더 멀리 가고, 더 오랜 시간 달릴 수 있겠다’ ‘기왕 달리기 시작한 것 2019km를 달려보자.’ 얼마나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달에 기본적으로 200km를 뛴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럼 하루에 7km씩을 꼬박꼬박 뛰면 되는 걸까.




달리는 이유 #

내 고향은 시골. 하루에 버스가 고작 두 대 들어왔으니, 그저 시골이 아니라 두메산골이라 해야 더 어울릴 터. 면소재지로 가려면 왕복 2차로 아스팔트 신작로로 나가야했는데, 우리 마을서 그곳까지 3km가 넘었다.

 

8세쯤 됐을까. 조깅이나 마라톤 개념도 모르던 그 시절. 아침마다 이 거리를 왕복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운동을 좋아했던 까닭은 아니었다. 소소한 칭찬이 듣고 싶었던 게 이유. 아침 일찍 마을을 뛰면서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인사하면 “그 녀석, 부지런타.” “뭐라도 하겠네.”라며 덕담해줬다. 그땐 그게 그리 좋았다.

 

중학생이 된 뒤 1년에 한 번은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아버지가 내 팔목을 끌었다. 그는 어려운 경제 사정을 이기려 아침마다 수행하듯 조깅에 나섰다. 훗날 이야기하시기로, 아무런 희망이 없는데 뛰는 거라도 꾸준히 하며 자신을 지켜내야 했다고 말한다. IMF, 그 시절 어깨가 축 처진 가장들, 술 마시며 주저앉아 버리면 가정 자체가 재기 불능인 곳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 걸 알기 너무 어린 나이였지만, 아버지와 달리는 게 싫지 않았다. 학창시절 축구나 농구를 잘했던 기억은 없는데, 그저 달리고 산에 오르는 것은 이상하게 좋기도 했다. ‘체력장’ 때 4km(1.5km) 오래 달리기를 하면, 운동부 다음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대학 입학 후 술로 몸무게가 많이 불었다. 군대는 체중감량과 함께, ‘달리기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줬다. 매일 오후 4시 ‘전투체육’. 포항 해병대 1사단 8km를 혼자 뛰었다. 제대 후 아버지 배번을 달고 뛰었던 경주 동아마라톤 10km에서 40분 기록. 50대 2위였다. 즐기면서 운동을 계속해야 했는데, 너무 신이난 나머지 이후 무리했고, 결국 무릎 연골에 문제가 생겨 한참 달리기를 쉬었다. 취업준비에 사회생활에 점점 달리는 감각은 잊혔다.

 

지난해 4월 27일. 오랫동안 망설였던 ‘DMZ 100km 트레일러닝’ 대회 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2박 3일 레이스 참가에 30만 원(얼리버드 20만 원)으로 큰 금액인데, 이날은 이상하게 무조건 접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와이프도 허락했다. 판문점에서 맞잡은 남북 정상의 손을 보니 가슴이 쿵쾅거렸던 것. 마치 DMZ 철책이 곧 걷힐 것 같다는 조바심. 그 전에 날 것으로 남아있는 미지의 그곳을 내 두 다리로 차분차분 밟아보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

 

호기롭게 100K 신청서를 냈다. 불안감은 한참 후 엄습. 42km 마라톤 풀코스도 못 뛰어본 내가 하루 51km 산길을 뛰고, 사흘간 100km를 완주한다고? 7월 여름휴가 때 지리산 종주(성중종주-35km)를 하고, 8월에는 거의 매일 아침 수정산-엄광산(7km)을 달리며, 준비했다. 그렇게 9월7-9일 100km를 완주(120명 중 39위)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자꾸만 뛰고 싶다. 산에서 달리고 싶다. 풀이 습기를 머금어 푹푹 꺼지는 찰진 땅, 낙엽 때문에 밟을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땅, 발바닥에 온전하게 통증으로 전해지는 자갈 무더기 바닥, 어디든 언제든 두발로 디디는 감촉이 다르고, 그곳들의 냄새는 비록 똑같은 장소여도 날마다 같지 않았다.

 

좀 더 효율적으로 달리는 법, 잘 뛰는 법을 배우고 싶다. 더 멀리, 더 재미있게, 더 안전하게 갈 수 있으니까.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같은 사막을 달려보면 얼마나 좋을까. 남북통일에 앞서, 개마고원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달려볼 수 있다면 얼마나 감개무량할까. 요즘 누구든 만나는 이마다 '뭐하러 그리 뛰고 다니느냐'고 묻는다. 그러게 말이다.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런데 자꾸 뛰고 싶다. 뛰어야 할 거 같다.


2019年1月1日 광안대교 일출런, 20.19km런 #

 

예전엔 그랬다. 달릴 때 가장 힘든 것은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이었다. 심장이 터질 듯 헐떡거리다, 결국 걷게 돼 버렸다. 더 빨리, 더 잘 뛰고 싶은 욕심은 하늘 같은데, 몸이 안 따라 줘 땅에 풀썩 주저앉고 싶어진다. 오버페이스 때문. 젖산이 급격하게 쌓이고,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이 한계에 도달해 더 달릴 수 없게 됐다.


심박수를 조절하고, 지속해 달리는 것을 버티는 근육이 있다면 더 오래,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다. 그저 체력으로만 하는 게 달리기가 아니었다. 이래서 매력적이다. 더 많이 알수록 능력을 끌어올리며 즐길 수 있다. 제 몸을 제대로 이해하며 살피고, 고도의 정신집중도 필요하다.


조금 더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 새해를 맞기 전 그렇게 생각했다. 으레 ‘1월 1일인데, 해보러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저절로 다르게 마음이 먹어졌다. 해는 언제든 뜨지만, 새해 첫해에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신문기사로 봤던, ‘광안대교 6시-9시 전면개방’에 눈이 갔다. 해돋이와 함께 광안대교를 뛸 수 있다면! 서면 범내골에서 시작해, 못골, 지게골, 남구청을 지나 대연동에서 UN조각공원으로, 부경대를 지나 광안대교 진입램프에 도착.


새벽 6시 출발 때만 해도, 새해벽두 도심은 고요했다. 해맞이객을 실은 시내버스만 간간히 속도를 내 달릴뿐 도로에 차도 적었다. 부경대부터는 어깨에 다른 이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조금씩 붐비기 시작했는데, 광안대교 진입램프부터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좀체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다리 위는 몹시 추웠다. 광경을 촬영하려 맨손을 내놓으면, 겨울 칼바람이 매섭게 손끝을 스쳐 아플 지경이었다.

광안대교 상판. 해운대 벡스코에서 광안리 해수욕장 방면으론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축제’나 ‘부산바다마라톤’ 때 뛰어봤다. 반대 방향은 한 번도 없었다. 차도 마찬가지다. 이 방향으로 가려면 하판을 이용해야 한다. 왼쪽 광안리 해수욕장, 오른쪽 우3동 마린시티를 보는 광경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신선한 매력은 또 있었다. 센텀시티지하차도 1.2km를 두 발로 지난 것. 해돋이 행사 외에 이곳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는다. 모두 해를 보기 위해 센텀시티에서 광안대교를 오르는데, 오로지 나만 센텀시티 방향으로 천천히 달려나갔다.

수영강을 지나고, 환경공단 동부사업소에서 도착해서야 기해년 첫 해가 솟기 시작했다. 테니스장에서 신년을 맞는 어르신들도 탄성을 질렀다.


2019년 첫 런을 기념하려 ‘20.19km’만 뛰고 멈추기로 했는데, 이후 코스를 어디로 잡아야 할지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 온천천을 뛰려고 했는데, 길이 엇갈려 연산동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인도와 차도를 옮겨다녔는데, 위험하기도 하고 신호대기가 많아서 썩 좋지는 않았다.


부산시청을 지나 상수도사업본부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2014년 결혼식을 올린 장소이기도 하다. 20.19km에서 ‘stop’을 눌렀는데 한 발 차이로 20.20km가 됐다.


지난해 DMZ 트레일러닝 100km 대회 이후 경상을 입었던 왼쪽 무릎보다 오른쪽에 통증이 약간 있었다. 무릎 관리만 잘하면, 꾸준히 더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다.



부산 수정산-꽃마을-구덕산-승학산-하굿둑-다대포 24K #



12월9일 일요일 오전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날. 올 12월들어 가장 추웠던 것 같다. 


용감하게 반바지에 무릎까지 오는 슬리브를 신고 나섰다. 


위에만 보온이 되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무엇을 믿고...몸과 건강은 절대 과신하지말자. 


사흘이 지난 수요일, 코감기로 골골 거리고 있다.



 

수정산-승학산 코스는 이미 갔다 왔지만, 이번에는 다대포까지 가보자는 각오였다.


 날씨도 추운데 과연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나섰다. 


불과 1주일 차이지만, 기온이 매우 큰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체감했다. 


반바지 입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오는 순간 고민했다. 


아...다시 들어갈까. 그만큼 바람이 매서웠다. ‘뛰다보면, 괜찮아지겠지.’

 



기온은 심하게 떨어졌지만, 공기는 좋았다. 


멀리 풍경이 내다보였다. 특히 수정산 직전 호천산(통일동산) 가는길 왼편의 시야가 확 트였다. 


여름에는 초록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풍경이 훤하게 보였다.

 

실이봉-정수약수터-헬기장-길맞이쉼터를 차례로 통과했고(이 구간을 느린 속도로 달리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지난주처럼 임도를 따라 뛰었다. 


추운날씨에 반바지 차림의 나를 보고, 어르신들이 “용감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포근했던 지난주에 비해서 산책 나온 이들의 숫자가 확연하게 준 것이 느껴졌다. 역시 춥긴 추웠다.



 꽃마을에서 구덕산을 오를 때 지난번은 임도로 둘러서 올랐으나, 이번에는 가파른 산길로 올라보기로 했다. 


가다가 산행에 나선 이들을 거의 만날 수가 없었다. 대다수가 임도를 통해 구덕산을 오르는 것 같았다. 길에는 낙엽이 쌓여 발이 푹푹 빠졌다.

 

구덕산 545M에 오르니, 오른쪽으로는 동부산(해운대~영도), 왼쪽으로 서부산(북구-강서-사하구)의 모습이 내려다 보였다. 


말 멋졌다....지만, 너무 손이 시려웠다. 겨울에 반장갑을 끼고 산에 오르는 무모한 짓은 더 하지 않으리. 


정말 산 정상의 체감 온도는 밑보다 훨씬 낮았다. 


길이 험해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고, 땀이 나지 않으면서 체온이 더 떨어진 점도 한몫했을 것 같다.

 


지난번에 감명깊게 봤던 승학산 억새밭은 그저 뛰어서 지나쳤다. 


승학산 정상은 지난주보다 더 아름다웠다. 동아대 캠퍼스로 내려와서는, 고민을 했다. 그만할 것인가. 정말 다대포로 갈 것인가. 


일단 산 정상보다 추위가 덜 느껴졌고, 체력이 남았기에 뛰어보기로 한다.


 


을숙도 낙동강 하굿둑에서 왼편으로 틀어 뛰는데,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 도로가 펼쳐졌다. 


역시나 운동하는 사람을 거의 찾기가 어렵다.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을 멈추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압박감이 다대포까지 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을테다. 


1km당 5분30초~6분30초 내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뛰면서, 내가 왜이러고 있나, 라는 생각을 어김없이 한다. 그러면서도, 행복하다는 기분이 저절로 느껴진다. 


이런게 소위 ‘런뽕’이라고 하는 주자의 도취감...러너스하이? 



이디야다대점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뭔가 으슬으슬했던 거 같은데, 감기기운이 시작되는 건가, 불안했다. 


혹시나가 역시나로...빨리 나아서 도 열심히 뛰자. 오늘 아침에 트레드밀에서 6km를 뛰었다.


 


범어사-고당봉-만덕고개-초읍어린이대공원(17.5K) #

 


2018년 11월24일 오전 9시30분. 도시철도를 타고, 범어사역 하차. 


순환버스 타고 범어사 입구 도착. 빠른 걸음으로 오르막을 오른다. 


늦가을 산행객이 문전성시. 고당봉에 40분만에 올랐다. 


도착하니 10시12분. 북문에서 고당봉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를뿐 큰 걸림돌은 없었다.



 

날씨가 아쉽다. 


맑은 날이면 더 멀리 내다보일 건데. 많은 구름이 절경을 가로막았다. 


고당봉 정상(801m)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심상찮은 소리가 들린다. 


“두두둑” 소리는 아니었고 “샤샤샥” 작은 하얀 결정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다. 


우박인가, 부산의 첫눈인가. ㅎㅎㅎㅎ




 

고당봉에 올랐다면, 다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원효봉과 의상봉 등 깔딱고개가 잠시 있지만, 초읍까지 대다수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의상봉을 지나 동문까지 가는 길은 왼쪽으로는 동래 금정과 저 멀리 광안대교 전망. 북구 쪽인 오른쪽은 낙동강이 내려다보인다.

 



동문에서 대륙봉 구간 오르막이 만만찮다. 


나무데크 계단을 아무리 많이 밟아도 계속 올라야 하는 길이 이어진다. 


트레일러닝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하는데, 부산에서는 저변 확대가 난망하다. 


러닝백을 한 내가 등산객 일행을 앞지르면, 어김없이 “산에서 뛰면 무릎 아픈데” “왜 산에서 뛰는 거지” 등의 반응이 대다수다.



 

남문-만덕고개-초읍 어린이대공원 구간도 쉽다. 


완만한 내리막길 구간이 이어져 꽤 속도를 붙여본다. 


다만, 돌들이 많은데, 발을 접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목표를 두고 온 것은 아닌데, 만덕고개쯤 오니, 산행시간이 2시간30분쯤 지나고 있었다. 


괜히 3시간 안에 도착지인 어린이대공원 입구까지 가보고 싶었다. 


때문에 성지곡수원지 산책길에 접어들면서 열심히 뛰었다. 페이스를 높였더니 제법 심박수도 올라간듯했다.

 


결과는 2시간59분16초. 어찌보면 아무 의미도 없는데, 누가 기억해줄 것도 아니고. 


그래도 운동에는 나름대로의 기준과 목표가 있으면 더 재밌게 오래 이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 


다음에는 고당봉은 안 오르고 범어사-초읍, 또는 양산 계석-고당봉-초읍 등의 루트로 가봐야겠다.



수정산-서구 꽃마을-구덕산-승학산-동아대(13.5K) #



12월2일 오후 1시. 범내골서 시작. 만리산 넘고, 수정산을 오른다. 통일동산까지 1.5km는 속도를 낼 엄두가 안 난다. 가파르게 오르막길이 계속되기 때문. 통일동산을 지나면 평지 능선길. 제법 속도를 내 뛰어볼 수가 있다. 해발 315m 수정산은 오르지 않는다. 올라봤자 ‘수정산’이라는 표지석 외에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높지도 않을뿐더러 나무 사이에 가려 시야가 갑갑한 곳이다.

헬기장을 따라 길맞이 쉼터까지는 쭉 평지거나, 약간 높고 낮은 언덕이 계속돼 속도를 내 뛰기가 좋다. 길맞이쉼터는 항상 고민이 되는 곳이다. 맨 왼쪽으로 가면 꽃샘을 지나 구봉산으로 가는길. 중간 루트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엄광산으로 가는 길이다. 힘들지만 엄광산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기 때문에 좋으나, 오른쪽으로 틀어 동의대 방향으로 가보기로 한다. 계속 임도다. 뛰기가 좋다. 약간의 오르막이 있을뿐 큰 장애 요소가 없다.

삼운정샘터 도착 직전 전망이 좋다. 낙동강 하구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상 쪽 들판도 꽤 넓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세먼지만 없었더라면 전망이 더 좋았을텐데. 일요일 오후 서구 꽃마을에는 트레킹을 나선 중년 남녀들로 붐빈다. 맛있는 냄새에 침이 꼴깍.

구덕문화공원에서 임도를 따라 구덕산 방향으로 오른다. 깔딱고개를 지나 작은구덕산에 오른 뒤 승학산 길목은 경사가 있어 약간 위험했다. 발 조심. 작은구덕산에서 승학산 방향으로 바라보면, 경치가 매우 좋다. 노란물결의 억새가 장관이다.


승학산 능선도 뛸 맛이 난다. 제법 오래 이어지는 평지에 신이난 발이 절로 속도를 내지만, 눈으로 아름다움을 더 담아야지 하는 욕심 때문에 또 걸음을 걷게 된다. 승학산(497m)은 처음인데, 왜 이곳이 서부산 시민들이 자주찾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낙동강 하구와 동남해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대마도까지 보일 듯 했다. 동아대로 내려오는 길도 꽤 가팔랐다.






달리기 #


2018년, 아스팔트는 물론, 산도 조금씩 뛰었다. DMZ 100km도 달렸다.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엔 혼자 나선다. 달린 날 경치와 감상을 기록으로 소소하게 남겨봐야지, 라고 생각했다.차곡차곡 쌓이면 자산이 되겠지.


1. 27회 경주벚꽃마라톤 10K/ 2018.04.08/ 00:46:45(107위)

2. 2018KNN환경마라톤 10K/ 2018.03.18/ 00:46:50(140위)

3. DMZ트레일러닝대회 100K/ 2018.09.07~09/ 16:41:25(39위)

4. 부산바다마라톤대회 10K/ 12018.10.07/00:46:51(60위)





그리스 아테네 한식당 '도시락' 찾아가기 ..

아테네의 한식당 ‘도시락’

-그리스 여행 중 한국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그리스를 가본 사람이라면 절감하는 것 하나. 지중해 식단이 너무 짜다...또는 느끼하다. 건강식이라고 들었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얼큰한 국물이 당기게 마련.


'아테네 한식당' '그리스 한식당'을 검색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도시락'이라고 이름지어진 식당. 아무리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다. 쩔쩔매다가 포기, 또다시 그리스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신혼여행 이틀째. 와이프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1시간 넘게 밤 골목을 구석구석 쏘다녔지만, 맥도널드에서 밥을 먹었다. 다음 날 또 찾아 나섰지만, 어려웠다. 블로그 정보가 틀린 것이었다. (내가 그리 길치는 아닐텐데...ㅜ) 소중한 아테네에서의 시간을 한식당 찾는데 흘려보내다니. 덕분에 아테네 곳곳의 풍경, 특히 벼룩시장과 시내권역의 문화유적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지만. 귀국하면 블로그에 정확한 정보를 올려야지 다짐했더랬다.


어렵게 찾은 그곳. 도시락. 맛이 끝내줬다. 와이프는 비빔밥, 나는 김치찌개. 오징어 볶음을 추가했다. 지중해산 해물이라 엄청 크고 싱싱했다. 외려 한국보다 나았다. 캘리포니아롤과 스시 같은 일본 음식도 있었다.



*어떻게 찾으면 될까, 우선 간판을 봐야 한다. 아테네 시가지에는 주황색 간판이 거의 없다. 한국스타일 간판을 찾는데 눈을 집중하자.


*오징어 볶음 맛 최고. 추천.

한국에서 이민 간 사장이 이곳을 운영한다고 했다. 젊은 남자분이 가게를 보고 있었는데, 그는 사장의 조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 교민이라고 해봤자 아테네에 250명 밖에 없다”라고 했다. 너무 가게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니까 머쓱해했다.

 

자, 이제부터 찾는 방법이다. 


신타그마 광장에서 매우 가깝다. 


신타그마 광장을 등 뒤로 두면 맥도널드가 보인다. 


맥도널드와 우체국 사이 길(ERMOU)로 두 블록만 내려가면 된다. 


오른쪽에 ‘세포라’가 보일 것이다. 


여기에 미치기 전에, 왼쪽으로 꺾어 50m 정도만 더 가면 된다. 


TIP. 현지인들에게 무턱대고 가게 이름을 문의해도 잘 모른다. 


이들은 또다시 “거기가 어느 거리(STREET)에 위치해 있냐”고 묻는다. 


이곳은 ‘VOULIS’에 위치하고 있다. NIKIS 바로 아래 쪽이다.(아래 약도 첨부)


*체크 표시를 한 곳이 '도시락'이다. 주인이 직접 이곳을 체크해줬다.

 

도시락에서 조금 더 가면 인도식 음식과 중국식 음식 등이 여러 군데 있다. 일식집도 있으니 참고바람.


20141011_그리스 아테네 ..

결혼.10월 11일 낮 12시. 인생 3막의 시작.

 

4시30분 KTX를 탔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11시45분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기 전 사우나서 떡진 머리를 씻고, 고단한 몸을 욕조에 담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1인당 2만 원. 제법 비싼 이용료.

 

책을 챙겨왔음에도 볼 겨를은 없었다. 노트북에 다운 받아 온 엑스맨 시리즈를 보다가 잠들다 보니 이내 경유지인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출발 1시간 만에 기내식이 나왔었고, 내리기 한 시간 전에 식사가 한 번 더 나왔다. 눈꼽을 떼고 공항서 터키젤리 과자와 냉장고 부착용 마그네틱을 샀다. 이스탄불이라고 예쁘게 적힌 석고형 이 물건은 추후 수하물에 실렸다가 와장창 깨져서 돌아왔다.

   

 

“그리스 첫날, 아테네와 시내 일주”


11시간의 비행이 끝났다. 아테네 공항서 내려 X-95 버스를 타고 ‘신타그마’ 광장으로 이동. 블로거들이 신타그마를 ‘산티그마’라고 하던데, 잘못 안 건지, 원래 한국어로는 그렇게 쓰이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스는 한국보다 6시간 느려서 일요일 오전 10시쯤이었다.


종점에서 첫 숙박지인 뉴호텔로 이동. 신타그마 광장과 국회의사당 주변을 걸었다. 호텔에서 가까웠다. 일요일 오후에 국회의사당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는데, 특별한 재미였다. 근위병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군의 의장대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도 있는 동작은 없다. 신발은 마법사 것처럼 코가 불룩 튀어 나왔다. 이 때문에 뭔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팬아테나익스타디움 앞에 다다랐다. 따로 여행 책을 안 들고 와서 그냥 발길 가는대로 걸었다. 여기가 근대 올림픽의 성지라니. 와우. 인근 레스토랑에서 첫 식사. 리조또와 그릭 샐러드, 오믈렛을 시켰다. 와...그리스 음식이 이렇게도 짜다니. 이게 웰빙 음식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무척 더웠다. 햇볕이 한 여름 못지 않았다. 와이프가 발견해 시티투어 버스에 올랐다. 명당 13유로. 시내 한 바퀴를 돌며 2층 버스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겼다. 아크로폴리스역에서 내렸다. 이 버스가 좋은 것이 일단 티케팅만 하면 하루 내내 티켓을 보여주며 해당 노선 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가 있다.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신전 등을 돌아봤다. 이곳이 민주주의의 성지! 감개무량!



수블라키가 유명한 모나스트라키 광장으로 이동하려고 했으나, 시티투어 버스에 잘못 올랐다. 해안도로를 순회하는 코스를 타버린 것. 그리스는 티켓 검사에 관대하다. 의도치 않았지만 공짜로 해안까지 둘러봤다. 시내만큼 볼거리는 없다.



다시 원점 회귀. 신타그마 광장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버스가 없었다. 마라톤 대회가 열려 시내도로가 모두 통제된다니. 가는 날이 장날. 걸어서 지하철까지 이동. 번화가에서 주린배를 채우기 위해 수블라키 가게로 향했다. 수블라키는 꼬치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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